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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어느 고시원 첫 출근일이 금요일이었어서 주말에는 고시원을 보러 다녔다. 미리 직접 답사했던 곳을 방문하고, 꼼꼼하게 상담했다. 그렇게 알아본 곳 중 월 33만원만 내면 되는 고시원을 선택했다. 기숙사에는 살아봤지만 고시원에는 살아본 적이 없었고, 그저 잠만 자는 공간만 있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만 했다. 회사까지 걸어서 단 5분거리, 대부분 큰 차이는 없었고, 창이 있고 없고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 창이 있는 곳은 2~3만원이 더 비쌌고, 방이 한뼘이라도 넓으면 10만원이 비쌌다. 그렇게 결정한 방은 고시원 한 가운데의 창문 없는 방. 잠만 자면 되는 공간이라 생각했기에 최소한의 공간만 필요했다. 머리와 발끝이 동시에 닿았으나 몸을 뉘일 곳은 충분했다. TV도 구형이었지만 일단 나오고는 있었고, 작은 냉장고도 있었다...
홍대입구에서 첫시작 덜컥 합격한 중소기업은 홍대입구역과 매우 가까웠지만 집에서는 멀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첫차를 타고 홍대입구로 향했다. 어떻게 보면 알바나 과외를 제외하곤 처음 사회생활이니, 아무리 중소기업이라도 설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떤 환경이고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아니 한 명 있었는데 밖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 한 명은 앞으로 내 사수가 될 신과장님이었다. 신과장님은 처음 나를 봤을 때 존댓말을 하면서 어려워했고, 첫날은 가벼운 신상정도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업무를 하러 30분 만에 짧은 첫 만남은 끝났다. 그리고 사장님과의 첫 대면 시간, 호탕한 사람이었다. 나이는 50대 중후반? 체구는 작지만 자신감이 넘처보이는 표정과 다부진 ..
어느 늦여름 대학 동기는 찬송가를 부르고 모 대기업에 취직했다. 그리고 후배는 잘 나가는 포워딩회사로 갔다. 나는 아직 취준생이었다. 더위의 절정이 한풀 꺾일 무렵, 욕심과 자존감을 내려놓기로 했다. 중소기업... 생각에도 없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잘나가는 대기업이건 포워딩회사건 유통중견회사건 일단 학점을 따야 졸업을 하니까, 잡코리아와 사람인에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전공을 살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유명한 모 벤더회사 같은데는 이미 서류와 면접에서 다 떨어졌다. 그렇다면 비슷한 중소기업에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이력서를 넣은지 단 몇일만에... 면접이 덜컥 잡혔다. 면접은 서류 넣고 다음날 오후 시간이었다. 너무 갑자기 잡히는 바람에 부랴부랴 정장만 챙겨입고 나가고 넥타이도 깜빡했다. 집에서 2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