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기간이 종료되고 예상한대로 되었다. 이미 내정되어 있던 인턴이 전환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집으로 돌아갔다. 또 다시 실업자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반복되니 내성이 생겼다. 다시 한 번 채용사이트를 통해서 무작정 지원하게 되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일명 스펙이란 것이 만들어지고 나니 서류 합격률은 높아졌다. 다만 스펙의 질이 낮았기 때문에 그렇게 좋은 기업에는 합격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갔다. 수습기간이 무려 6개월이나 있는 이상한 구조였다. 동대문의 한 꼭대기층을 사용하는 회사는 본래 아웃도어용품을 팔다가 온라인 쇼핑몰로 전환하는 회사였던 것 같다. 그 것 때문에 상품기획자를 많이 뽑았고, 역량이 많았지만 취직이 잘 되지 않았던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사무실은 깨끗하고 넓은 편이었다. 그리고 조용했다. 나중에 보니 조용한 것도 그 회사의 고인물의 영향이 제일 컷다고 한다. 어느 회사던 고인물이 문제가 많았다. 고인물은 회사의 분위기를 뒤에서 주도했고 본인의 목소리를 높여 이득을 취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대표의 태도였다. 욕을 하면서 직원들을 일명 뻗쳐세우기로 불러세웠고, 인격적인 모독으로 매일같이 1시간씩 세워뒀다. 그리고 오줌찍, X새끼들과 같은 용어는 일상적으로 내뱉었다. 고인물은 여기서 큰 발언은 못했지만 뒤에서는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던 것 같다. 역시 장기 근속자란 다르다.
그리고 수습이 끝나가던 시기, 나와 동료들은 이런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게 되었다. 어느 누가 회사에 가면 매일 1시간씩 세워두고 인격모독을 당하고, 자리에 돌아오면 제대로 일할 환경이 안되는 곳에서 하고 싶겠는가?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다시 한 번 사회의 쓴 맛을 보고 돌아온 취업준비생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사회란 쉽지 않고 내가 바꿀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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