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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인턴, 그리고 험난한 1년

인턴, 한 번 해보자

대학에서 진행하는 취업지원, 커리어 프로그램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물론 그들 중에 취업에 성공한 자들도 있었으나 분명 될사람은 될 것이었고, 우선 난 될 사람은 아니었나보다. 서류도 잘 합격되지 않았고 간신히 합격하면 인적성이나 면접에서 불합격 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졸업은 했다. 그러나 졸업을 한 뒤에 이렇게 공백기가 길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너무 단기로 하게 되면 취업에도 악영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턴도 가리지 말고 일단 해보자는 것이었다. 겸손해져야했다. 중소기업이었지만 커리어였다 생각했고, 무언가 성과를 만들었다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마치 어렸을 때 수학을 했던 것처럼 기초부터 다시 쌓아올려야 했다. 정말 수 많은 지원을 했던 것 같다. 전공 안따지고 산업, 근무조건, 위치 아무것도 보지 않고 무작정 지원했다. 오히려 이전보다 합격률이 많아졌다. 전혀 의외였던 곳에 서류가 합격되기도 하고 면접도 가기도 했다. 다만, 결과가 최종합격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던 와중, 여의도의 한 공공기관에 서류가 합격되었다. 내 삶과 아무 관계도 없었고, 그대로 인적성을 보게 되었다. 주말 중 하루, 인적성은 해당 공공기관 지하의 대강당에서 진행되었다. 의자와 책상이 나열되어 있었고, 자리에는 컴퓨터용 싸인펜이 놓여있었다. 인적성은 수학, 영어, 국사 등을 포함한 마치 공무원 시험 같았다. 전혀 준비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약 300여 명의 응시자들 중 대부분 인원들이 결석없이 응시한 것으로 보였다. 추후 모 커뮤니티에서 돌았던 이야기지만, 문제가 공무원시험같이 나와서 어려웠다고 한다. 그렇게 인적성의 좁은 문을 통과했는데, 2주 뒤, 면접이 바로 잡혔다.

 

면접을 보는 곳도 인적성을 보는 곳과 같았다. 그 넓은 공간에는 300명이 아닌 30여명만 있었다. 인턴이기 때문에 정확한 합격 숫자도 없었고, 어느 부서에 몇 명이 필요한지도 없었다. 그저 공공기관이고 여의도니 지원했다... 라는 느낌이 강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합격했으니 합격한데에 집중했을 뿐이랴. 면접은 4대1정도로 진행되었고 질문은 매우 간단했다. 자기소개랑 장점이랑 단점 정도. 인턴에게 기대하는게 딱 그 정도인가 싶었다. 면접자와 면접관의 거리는 넓은 강당이라 그런지 매우 멀었고, 그들의 표정도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 것이지 정도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약 1주일 뒤, 인턴 합격 통지가 메일과 문자로 날아왔다.

 

인턴은 우선 합격했다. 어떤 부서에 배치될 지는 개개인의 역량과 희망에 따라 되었다고 한다. 글쎄, 그게 큰 의미가 있나 싶었다. 인턴에게 어떤 미션을 부여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었다. 아무런 경험과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증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첫 인턴, 약 3개월 간의 여의도 생활이 시작되었다.

출퇴근은 여전히 2시간, 8시까지 출근해야 했다.